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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요 e-shop, 왜 붐비는데?

디자인하우스의 '스토리숖'
쇼핑 더하기 '이야기'를 파는 쇼핑몰
www.storyshop.kr

모름지기 매사에는
이야기가 있는 법입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있는 쇼핑몰이 있어 특히 눈길을 끄는 군요.
물건을 파는 곳에서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일까요?
이야기가 있는 쇼핑몰, 스토리숖으로 풀반장과 함께 가보시겠어요?


쇼핑만으로도 위안이 되던 때가 있었다. 지갑을 열어 카드를 집어들고 날렵하게 사인할 때의 뿌듯함. 그 순간만큼은 세상은 분명히 내게 관대한 것 같았다. 하지만, 한달 후에 정확히 날아오는 카드 고지서 앞에서는 더더욱 철저하게 무너질 뿐. 내게‘쇼핑’은 결코 ‘미덕’일 수 없었다. 그런 내게 쇼핑의 진맛을 알게해준 것이 스토리숍(www.storyshop.kr)이라는 이름의 사이트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재테크부터 동양화 입문반까지, 문화센터의 엄선된 강좌와 청담동을 뚝 떼어놓은 듯한 고급 식당가, 그리고 넓은 주차장까지 3종 세트를 갖춘 백화점이 부럽지 않다고 하면 과장일까. 오후 한나절을 스크롤을 내려가며 ‘열독하게’ 만들었던 매력은 단지 물건만이 아닌 사람 냄새가 느껴지는 ‘스토리’가 사이트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토리숍을 방문한다는 것은 문턱이 높은 고급 살롱이 아닌 눈썰미가 보통은 넘는 프로 주부의 주방과 옷장을 넘보는 경험과 비슷하다.
 
뉴욕, 가로수길이 여기에
가구와 인테리어, 주방과 욕실, 디자인과 스타일, 웰빙과 푸드 등 잘 정리된 이곳의 쇼핑 섹션은 여느 포털 사이트 못지않은 방대한 자료와 셀렉션을 자랑한다. 요즘 한창 뜨고 있다는 뉴욕의 미트 패킹 스트리트나 강남의 가로수길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소품들을 하나하나 클릭하는 재미에 누구나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 발품을 팔아야 하는 윈도 쇼핑 대신 집안에서 클릭 한번으로 좋은 물건을 보다 저렴하게 사들일 수 있는 매력은 상상 이상의 만족스러움을 제공한다.

뭐, 여기까지는 여타의 대형 쇼핑몰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벽시계나 미술관 아트숍에서 벤치마킹한 금속 공예 작가의 아트 브로치 등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어디 여기뿐이겠는가. 그러나 스토리숍이 특별한 이유는 감각적인 셀렉션을 뛰어넘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스타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다
처음에는 단순한 소 조각품을 소개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레진으로 만들어진 이 조각품이 스위치 취히리의 상징으로 손꼽히는 카우 퍼레이드에 소개된 작품들을 본 따 만들어졌다는 ‘스토리’를 접한 순간 누구나 단순한 물욕을 뛰어넘는 지적 소유욕이 발동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듯 잘 만들어진 스토리 하나가 팝 컬러 특유의 현란한 색감으로 도배한 아트 소들을 단순한 공산품에서 컬렉터들의 수집 대상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유적지 관광뿐만이 아니라 쇼핑 역시 알고 보면 더 많은 것이 보인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물 건너 온 고가의 인테리어 소품만이 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전부는 아니다. 스토리숍에는 동네 슈퍼 갈 때 만만하게 들고 갈 수 있는 캔버스 가방조차도 나름의 쓰임새와 활용 아이디어가 꼼꼼히 적혀 있다. 안쪽 모서리를 청결하게 사용하고 다림질을 할 때도 천을 대거나 뒤집어서 할 것이며 꼭 손으로 세탁하고 뒤집어 말려야 한다는 등 소소하지만 알찬 내용이라 더욱 정이 간다. 편하게만 드는 것이 캔버스 가방인 줄 알았는데 이곳에서는 외출용으로도 손색없는 감성적인 디자인의 스타일리시한 캔버스 가방도 만날 수 있다.

이렇듯 각각의 제품에 특별함을 불어넣는 스토리와 실용적인 아이템부터 미술 작품에 견줄만한 예술적인 소품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 바로 스토리숍의 최대 장점인 셈이다.

봄 맞이 인테리어 기사와 함께 각종 벽지가 덤으로 소개되고 다이어트 스토리 말미에는 체중감량에 대한 다짐에 쐐기를 박는 다이어트 3종 세트(덤벨과 짐볼 그리고 트레이닝 DVD)가 부록처럼 따라붙는다. 한마디로 스마트한 쇼핑(혹은 계획에도 없던 지름신이 강림할 수도 있겠지만)이 가능한 셈.

역사를 선물하는 '뮤지엄 존'
아이템의 수량이나 다양함에서만큼은 홍콩의 매머드급 쇼핑몰을 능가하는 수준인지라 이곳을 처음 방문했다면 오히려 그 규모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며칠 동안 스토리숍을 드나드는 재미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몰랐던 경험을 살려 몇 가지 팁을 공개한다.

고마운 분들을 위한 고품격 선물을 찾고 있다면 스토리숍 안 ‘뮤지엄 존’을 추천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오프라인 아트숍을 온라인 상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리움의 심플한 아트 상품이나 차 박물관 ‘티 스토리’의 각종 차와 다도를 즐길 때 필요한 액세서리라면 어떤 자리에도 손색없는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집안으로 들어온 문화재’라는 부제답게 국립중앙박물관의 온라인 아트숍도 추천할만하다. 리움의 제품들이 모던한 맛이 강했다면 국립중앙박물관은 그보다는 좀 더 전통적이면서도 토속적인 느낌이 짙어 화려하기까지 하다.

쇼핑에 ‘인연’을 불어넣다
사이트 곳곳을 돌아보기 전까지 스토리숍에는 디자인 제품과 인테리어 소품만 입점해있을 것이라 짐작했다. 물론 제품 구성의 비율로 볼 때 공산품이 월등히 많으니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었지만, 유기농 먹을거리라든지 채식주의자를 위한 전용 식품들도 구매가 가능하다.

건강을 생각해 내 가족이 먹는 음식처럼 올곧게 만들어낸 각종 밑반찬까지 만날 수 있다. 김치만 해도 무려 66가지 각기 다른 맛과 조리법으로 준비되어 있으니 이쯤 되면 쇼핑몰이라기보다는 친정 엄마 버금가는 천군만마가 아닐까.

쇼핑의 진맛은 돈 쓰는 데 있지 않다. 그보다는 인연 하나 만들 듯 필요한 제품을 내 공간 안으로 맞아들인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곳이 바로 스토리숍이다. 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능케 해준 스토리숍은 곧 로하스 기업 풀무원 웹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풀무원이샵 (www.pulmuoneshop.co.kr)이나 올가이샵 (www.orga.co.kr)에 스토리숍 형태의 쇼핑몰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니 기대해도 좋을 듯.

글을 쓴 남윤희는 좋은 물건에 대한 남다른 욕심과 애착 덕분에 못 말리는 ‘쇼퍼홀릭’으로 소문났다. 패션지 <엘르걸>에서 편집장 노릇하랴 틈틈이 물건 사들이고 구구절절 장단점을 논하여 방방곡곡 소문내랴 매우 분주한 삶을 살고 있다.

*본 기사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2008년 여름호에 게재되었던 내용을

블로그에 맞게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